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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창작물,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건강톡톡인포 2025. 7. 14. 19:27

AI가 만든 창작물,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AI가 만든 창작물,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이 그림은 인공지능이 그렸습니다’라는 문장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게 들린다.
뉴스에서 AI가 그림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음악 플랫폼에는 AI 작곡가가 만든 노래가 올라온다.
심지어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만든 시가 시집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AI가 만든 창작물은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결국 사람이 시킨 대로 만든 기계 산물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또 다른 누군가는 “창작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논쟁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예술의 본질과 감정,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1. AI도 창작을 한다: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먼저 인정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AI의 창작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 중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오픈AI의 DALL·E나 Midjourney 같은 생성형 AI는 간단한 텍스트만 주면 순식간에 그림을 그린다.
단순한 낙서 수준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그렸다고 해도 믿을 만한 수준의 세밀함과 구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2022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에서 열린 미술 대회에서는
‘제이슨 앨런’이라는 참가자가 AI 프로그램 Midjourney로 만든 이미지로 1등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그림의 품질이 워낙 뛰어나서 AI가 만든 것인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예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문학까지 AI는 빠르게 창작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가 쓴 소설이 문학 공모전에 응모되고, AI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 스트리밍 차트에 올라오는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쯤 되면, ‘창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라는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다.
“그렇다면 감정은? 예술가의 의도는? 그 창작물 속에 담긴 고뇌는?”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찬반이 갈리는 지점이다.


2. 창작이냐 복붙이냐: 예술의 기준은 어디에?

AI의 창작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예술의 정의를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갈린다.
예술이란 ‘기술적으로 정교한 작품’을 의미하는 걸까, 아니면 ‘표현자의 감정과 철학이 담긴 행위’일까?

예를 들어보자.
한 화가가 자신만의 내면세계를 담아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그린 그림이 있다.
그리고 AI는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학습해 만든, 비슷한 형식의 그림을 몇 초 만에 만든다.
결과적으로 두 그림의 품질은 비슷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둘 다 ‘예술’일까?

많은 이들이 여전히 예술의 핵심을 감정, 의도, 맥락에서 찾는다.
그림 한 장, 음악 한 곡에 담긴 창작자의 내면, 시대의 반영, 삶의 이야기들.
이런 요소 없이 만들어진 결과물은 기술적으로 완성됐을지 몰라도, ‘예술’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미술계에선 다음과 같은 농담도 있다.

“AI는 고흐의 화풍은 흉내 낼 수 있지만,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즉, 예술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사람의 복잡한 감정과 사회적 맥락의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이 관점을 따르면, AI가 만든 작품은 ‘작품’일 수는 있어도 ‘예술’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감정은 관객이 느끼는 것이지, 창작자만의 독점적인 자산이 아니다.”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결과물을 만들었다면, 그게 예술 아닌가?”

이처럼 논쟁은 AI 자체보다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3. 인간과 AI, 경쟁 아닌 공존의 길은 없을까

AI의 창작 능력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예술은 AI로 인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재정의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예술 현장에서는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 작곡가는 AI가 만들어준 멜로디를 바탕으로 곡을 완성한다.
  • 시각 예술가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캔버스 작업을 이어간다.
  • 심지어 연극에서는 AI가 쓴 대본을 배우가 연기하는 형식도 시도된다.

이런 형태는 AI를 도구로 받아들이되, 인간이 방향과 감정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즉, AI는 예술가의 경쟁자가 아니라 보조자,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술가의 역할도 바뀌어간다.
예전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해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와 기술을 통합해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기획자적 예술가가 등장한다.

이런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누구나 쉽게 창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
오히려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예술이 단지 기법과 형식으로만 평가되지 않는 시대.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들고, 시를 쓸 수 있지만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다.


마무리하며: 예술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예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만이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고,
AI는 예술의 기술적 가능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감정, 맥락, 고통, 경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요소들이 더 주목받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기술이 모든 걸 다 해줄 수 있는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감정과 이야기, 시선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는 법이니까.

AI가 만든 작품이 예술인지 아닌지를 논하기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예술을 만들어갈 것인지,
어떻게 인간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이어갈 것인지에 더 집중해야 할 때다.

예술은 항상 시대의 거울이었다.
이제는 그 거울에 AI라는 새로운 손길이 더해졌을 뿐이다.
결국, 그 거울을 통해 무엇을 비추고 싶은지는 우리,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